240413 : 보이타랑 엄마랑, 고궁투어 feat. 한복

240413 : 보이타랑 엄마랑, 고궁투어 feat. 한복

엄마가 한국에 오신 날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아서 늦게나마 기록해두는 고궁투어:)

사실 전부터 보이타랑 한복을 입어보고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한국에 오셨으니까 같이 한복을 입어보시고 고궁이나 주변을 돌아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도해보게 되었다. 정작 나도 이 전까지는 단한번도 한복을 입고 고궁투어를 해본적도, 생각해본적도 없는데 이런 도전을 하게된 것은 모두 보이타 덕분이다. 늘 고마워:)

우리가 선택한 곳은 <금복당> 그냥 사람들이 입고다니는 플라스틱 안 예쁜 한복 말고 좀 더 전통적이고 제대로 된 한복을 입고싶었다. 특히 체코에서 온 어머니와 보이타한테 좋은걸 보여드리고싶어서 찾아본 곳이었는데 결과는 대 만족이었다. 물론 내가 키가 커서 (한국에서는 168cm의 여성도 초 장신이니까!) 예쁜 치마가 한정적이었다는 것이 좀 슬펐지만 어머니와 보이타에게 모두 어울리는 한복을 고를 수 있었고 한복도 매우 고급스러워서 입어보니 더 예뻤다:)

한복 입고 바로 경복궁으로 이동했다. 금복당에서 경복궁은 그렇게 멀지도 않았고 날씨도 좋아서 걷기 딱 좋았다.한복을 입으면 고궁 입장이 무료라 돈을 내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이제 막 봄이 시작해서 꽃도 많이 펴있었고 사람들도 많이 나와있어서 우리도 천천히 돌아보면서 사진을 찍었다. 연못 위에 떠있는것처럼 보이는 향원정에서 한컷. 향원정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없애버리고 다른 정원을 만들었었는데 복원한 것이다. 일본놈들이 이런 짓을 안했으면 더 오래된, 더 아름다운 것을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어쨋든 설명을 해드리면서 다음으로 이동!

경회루에서도 한컷! 조선시대에 왕이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베풀던 장소였는데, 안까지는 들어가볼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이렇게 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아름다웠다. 물위에 비친 아름다운 건물을 보면서 술한잔 할 수 있었다니! 옛날 사람들의 취향이 새삼 느껴졌다. 우리도 여기서 사진을 많이찍었다.

그 뒤로 다양한 전각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보이타는 정말 조선시대에 배가 난파되서 구출된 체코사람같은 느낌!? 아마 그 시대에 정말 조선에 왔다면 적응을 잘해서 양반가문의 시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어도 정말 잘하고 한복 입고 포즈를 취해도 정말 양반같았다. 보이타 혹시 과거에 조선시대에 한국에서 살았던 것이 아닐지 의심스러울정도였다:)

한바퀴 다 둘러보고 좀 쉴겸 예쁜 한옥카페에 가서 커피랑 케이크를 먹었다. 한옥을 조금 리모델링한 <오종종> 이라는 곳이었는데 고즈넉한 감성이 좋았다. 보이타가 꽃가루 알레르기때문에 너무 힘들어해서 마음이 아팠는데 조금 쉬면서 나아져서 다행이었다.

좀 쉬다가 창경궁으로 이동했다. 아직 한복 대여시간이 남아서 마지막까지 야무지게 즐기기 위해서! 그리고 창경궁은 경복궁과는 또 다른 매력이 가득했기 때문에 놓칠 수 없었다. 일단 야간개장을 해서 저녁 궁궐의 정취를 느낄 수 있기도 했고, 일제시대에 이곳을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개조해서… 일본놈들이 사용했었어서…… 가슴 아픈 역사이긴 하지만 다시 복원하면서 그 안에 온실이나 이런것들을 그대로 뒀기 때문에 궁이지만 또 다른, 우리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먼저 대온실로 가는길에 연못에서 사진 찍기! 청사초롱이 여기저기 조명을 밝혀줘서 더 분위기가 있었다.

유리로 된 대온실. 그렇게 넓지 않은 곳이었지만 아기자기하게 다양한 식물들이 꾸며져 있어서 좋았다. 여기서도 사진을 많이찍고 다시 나와서 궁을 구경했다.

왕실의 작은 별궁이었던 곳이었기 때문에 특유의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보이타랑도 여기저기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근데 저녁에 찍어서 그런지 흔들린게 많아서 아쉬워… 다음에 또 한복입고 놀러가자:)

오늘 지치고 피곤했던 두 사람을 위해서 저녁으로는 치맥을 했다! 한국에 왔는데 치킨과 맥주를 즐기지 못하시면 아쉬우니까. 근데 역시 체코사람들이라 그런지 맥주맛에 예민… 보이타는 클라우드가 그나마 한국에서 괜찮은 맥주라고 하면서 알레르기 약도 먹었는데! 클라우드를 시켜버렸다. 아이고 걱정되게 정말. 그래도 맛있게 먹고 어디 안아파서 다행. 보이타와 어머니 덕분에 하루종일 알차게 놀 수 있어서 정말 기억에 남는 하루였다. 다음번에 또 오시면 다른 좋은곳을 보여드려야지:) 언제든지 한국에 오시길 기다리고있어요!